21년10월17일(일)
안 올 것 같았던 입원일이 왔다. 내가 갑상선 수술을 하는 강남세브란스병원 입원 과정은 병실 배정 문자로 시작한다.
초진 때 수술 날짜를 정해 원무과에서 원하는 병실 형태를 요청하지만 강남세브란스갑상선 수술은 간호병동 우선 배정된다. 외과 환자를 간호병동에 우선 배정하는 것 같다. 나는 내가 무엇을 신청했는지 기억이 애매해서 (웃음) 원무과에 전화해서 다시 요청했다. 간호병동 6인실로. (원무과는 전화를 저~~~ 말에 안받아.) 이유로는 실제 방문하는 고객을 응대하면서 중간중간 전화를 받기 위해서인 것 같다. 전화하면서도 미안했다. (울음) 저도… 초진 때 잘 신청해주세요.) 저는 상경해서 사는 독거청년이라 부모님이 일부러 오셔서 고생하는 것보다는 (딸의 상태를 특별히 보여드리고 싶지도 않았다.) 그냥 전문간호사분들의 케어를 받는 것이 합리적이고 편할 것 같아서 간호병동을 신청했고, 6인실을 선택한 것은 금액적인 부분이라기보다는 병실에 혼자 있는 것보다는 그래도 좀 혼잡한 게 낫지 않을까 해서 신청했다. 다른 리뷰를 보니 원하는 대로 잘 안 되는 경우가 많다던데, 나는 운 좋게도 원하는 대로 간호병동 6인실에 배정됐다. 아주 친절하게 메일과 카카오 알림 메시지를 모두 받았다.
강남세브란스병원 홈페이지 발췌
병동이 배정되면 오후 4시께까지 입원 수속을 완료하면 된다. 3시 반쯤 주차장을 나와 2동 1층 원무과로 갔다. 아~ 또 여기 에피소드가 있네. 도착을 3시 15분쯤? 했더니 남자친구 차를 타고 왔다. 무사히 주차를 하고 입원 짐을 꺼내자 남치니 갓 ㅎㅎ 열쇠를 꽂은 채 차문을 닫아버렸다. 우와! 핸드폰도 차에 있어서 급하게 내 휴대폰으로 보험 서비스를 불렀어. 입원을 못할 뻔했다.(웃음)이런 에피소드 하나는 있어야 재밌지 않느냐고 농담조로 즐겁게 원무과로 갔다.
다른 병원은 입원 약정서를 수술 날짜를 정한 날 주는 경우도 있었지만 (입원할 때 가져오라고) 강남세브란스병원은 입원 수속 전에 병원에서 작성하면 된다. 간호병동은 주 보호자의 코로나19 검사가 필요 없으므로 상주 보호자는 비워두면 된다.
입원 수속을 하면 병동과 병실 번호, 병상까지 알 수 있어 바로 병실로 올라가면 된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으로 입원환자 방문객 수 기록지도 받았다. 간호병동 보호자는 한 명만 지정하는 게 아니라 작성하는 것 같다. 입원 시, 수술 시, 퇴원 시 모두 다른 사람이 와도 상관없다. 저기 기록만 잘 해놓고 퇴원일에 제출하면 돼.
오 간호병동은 입구가 차단돼 있다. 안에서 보고 열어주신다. 케라케라 케라+위압감 대박이다 저기 들어가면 몸무게, 키 재고 병원복 받아. 그 후 바로 내 병상으로 고!
첫 번째 문 쪽으로 배정된 창가나 문 쪽이 좋을 것 같았는데 문 쪽이었어.창가라면 뭔가 서정적으로 밤 풍경, 낮 풍경, 마지막 잎사귀처럼 여리여리하게 분위기를 만들 수 있지 않을까 하는 낭만이 있었고, 문 쪽이라면 화장실에 갈 때 눈치를 보지 않는 느낌이었으니까! 냉장고는 냉기가 너무 빵빵해서 거친 냉동고 말고 냉장 쪽에 넣어둔 에비앙이 얼었어. 저기 침대 리모컨이 제일 내가 사랑하는 부분인데 모션베드는 왜 사는지 알았어. 그리고 목 수술 후에는 필수야! 한 15도~30도 정도 기울이면 자기가 참 좋더라. 개인 사물함도 있어 수술 시간 동안 귀중품을 안전하게 보관할 수 있다. 패스워드는 1회용으로 지정할 수 있다.
자리에 짐을 놓고 환자복으로 갈아입고 멍하니 있는데 간호사 선생님이 오셔서 입원 안내와 주의사항, 그리고 손목에 환자표지판(?) 팔찌를 달아주셨다. 그리고 전공의(?) 선생님도 오셔서 수술내용과 수술동의서를 받아가셨다. 마취 동의서도 받은 것 같아. 사인을 번복한~~~!H, 그리고 수술진행알람(카카오톡)을 받을 전화번호와 매일 아침 전날 내 상태경과알람(SMS)을 받을 전화번호를 지정했다. 보통 주 보호자 1명으로 하는데 나는 수술 알람은 가까이 있는 남자친구, 아침 경과 알람은 멀리 있는 부모님 전화번호로 했다.
제일 중요한 밥……밥…! 모두 정말 맛있었다. 0시부터 단식이라 먹을 수 있는 것을 다 먹었다. 의사 선생님이 저는 나이가 좀 어린 편이라 11시~점심쯤 수술하겠다며 끊임없이 입에 음식을 밀어넣었다. 수술 기다리는데 배고프면 더 슬픈 느낌이라기보다는 원래 많이 먹는다.
모든 것을 마치고 병원 산책에도 나섰다. 일요일이라 그런지 조용하고 아무것도 없어서 너무 좋았어. 오늘 고생한 남자친구 몽이를 집에 일찍 데려다주고 10시에 넷플릭스를 봤다. 호호호. 그렇게 갑상선 수술 전날을 보냈어. 너무 나일론 환자 같아서 부끄러웠어…! 덧붙여서 숙면을 취했다…(병동 소등은 9시다. 간호병동이라 보호자가 없어서 그런지 상당히 조용한 편이다.)
수술 아침에 꼭 머리를 감고 샤워를 하고 수술하러 가고 싶어서 진동으로 알람을 켜고 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