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랜만에 작성하는 달콤한 이야기는 슬프게도 또 사고 소식이다. 웬일인지 일찍 일어난 날이었고, 그래서 평소보다 여유롭게 청계IC를 빠져나와 유유자적 신호를 기다렸는데, ‘콰콰콰콰콰악 OMG… 피하고 싶었지만 옆 차선에도 차들이 줄지어 있어서 어쩔 수 없이 마음의 준비를 하고…
… ‘쾅!’
사고는 4중 추돌로 이어졌는데 화물차 운전자의 말을 들어보니 코너를 빠져나갈 무렵 브레이크가 잠겨 중앙분리대를 이용해 정지시키려 했으나 화물이 가득 실려 감속하지 않아 어쩔 수 없이 충돌했다고 한다. 지금까지 여러 차례 사고를 겪었지만 항상 몸은 다치지 않아 다행이었지만 이번에는 충격이 컸는지 사고 직후 목덜미가 아프고 두통이 심했다. 마음의 준비를 했음에도 불구하고 충격의 순간이 잘 기억나지 않는다.
우리 초코만 꿀단지 앞뒤로 샌드위치 돼서 불쌍해. 만약 내 뒤에 버스가 서지 않았다면 아마 꿀단지 모양은 절반만 남았을지도 몰라. 불행 중의 다행이라고나 할까…
가장 먼저 도착한 견인차 6대와 경찰분들, 거기에 소방대원과 구급대원까지 출동해 왠지 더 긴장되고 분주한 사고 현장이었다. 지나가던 차 안에서는 누구 하나 죽었나 싶었을 것이다. 누가 뭐라고 신고해서 이렇게 많은 사람이 왔나; 다행히 출혈이나 골절이 있는 인명피해는 발생하지 않았다.
화물차 운전사는 조수석 쪽만 충돌해 이것도 다행이다. 분명 모두가 불행하지만 가만히 들여다보면 생각할수록 여러 가지 다행스러운 부분에 감사한다.
견인차에 매달려 사고 현장을 떠나 길가로 나온 꿀단지 모습은 처참하다. 억울함과 초조함과 복잡한 감정이 솟아오르고 가장 크게 밀려드는 감정은 공허함. 관리하고 아껴도 결국 사고 한방에 모든게 물거품…(울음)
전면부는 범퍼를 비롯한 거의 모든 부품을 교체해야 할 것 같고,
보닛푸드는 손상을 입었는지 아닌지 잘 모르겠어. 육안으로 보이는 부러짐은 없지만 꼼꼼히 살펴볼 여유도 없어 일단 공업사로 보내기 전에 사진만 살짝 찍어뒀다.
후면부 손상이 조금 크지만 범퍼와 트렁크 도어까지 교체해야 할 것 같다. 버스가 추돌한 탓인지 하단부보다 상단부에 손상이 크다.
가장 신경 쓰이는 부분은 여기 C필러의 뒷미 부분인데 좌우 모두 부러졌다. 사진상으로는 조금 들어간 것 같지만 실제로는 상당히 깊이 패인 모습이다. 차체가 부러졌다는 것은 수리 후에도 문제가 있을 확률이 높지만, 부디 깨끗하게 수리가 잘 되기를 바랄 뿐입니다.(´;ω; ))
사고 지점에 바로 렌트가 나왔다. 사고가 나는 경험이 많다 보니 이렇게 바로 사고 지점에 렌트가 나올 줄은 처음 알았다. 차가 커서 운전하기도 불편하고 주차하기도 불편하지만 한 가지 좋은 점은 오토. 출퇴근하는데 피로도가 절반으로 줄었다.
교통사고 후 통원치료를 제대로 한 적이 없지만 이번에는 몸으로 느끼는 것이 조금 달라 제대로 물리치료를 받고 있다. 사고 후 일요일 하루를 제외하고는 퇴근 후 항상 병원에 들렸다가 집으로 돌아가는 일상이다. 퇴근길 정체를 뚫고 병원 건물 지하 5층까지 주차장을 찾아 헤매다가 간신히 주차를 하고 병원에 도착해 치료를 받으면서 생각하는 것은.
내가 왜 이 고생을 해야 하는지.
꿀단지를 출고하고 2년 4개월 동안 이미 견인차에 매달린 횟수만 4회가 넘는다. 이쯤 되면 자꾸 그런 생각이 들어.
꿀 그냥 나랑 인연 아니야?’
#벨로스터N #사고기록 #4중추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