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코로나로 인한 사회적 거리두기는 우리 생활의 많은 부분에 영향을 미쳤습니다. 그 중에는 일부 긍정적인 평가를 받는 변화도 있었지만, 바로 음주 문화의 경감입니다. 사람들이 모이는 것을 제재하자 대표적으로 회식 문화가 많이 사라지게 됐고, 이와 맞물려 음주운전 역시 감소하게 됐습니다. 하지만 사회적 거리두기가 해제된 이후 음주운전 적발이 다시 급증하고 있지만 올해 8월 첫째 주 여름 휴가철이 절정에 달했을 때는 단속을 예고했음에도 만취 운전자 등 음주 단속에 검거되는 수가 크게 증가한 모습을 보였습니다. 민족 최대의 명절을 앞두고 아무리 강조해도 부족함이 없는 음주운전에 대해 이야기해보려고 합니다.
“음주에 관대한 대한민국?” 올해 학교 인근에서 음주운전을 하다 사고를 낸 서울 소재 모 대학 A교수는 1심에서 1천만원의 벌금형을 선고받았습니다. 당시 A교수는 면허 취소 수준의 혈중 알코올 농도 수치로 400m가량 이동한 것으로 조사됐습니다. 여기까지 보면 큰 문제는 아닐 수 있지만 사실 A교수는 앞서 이미 음주운전으로 두 차례 처벌받은 전력이 있는 것으로 드러나 솜방망이 처벌이 아니냐는 여론이 형성되기도 했습니다.
한편 음주운전을 적발하고 분석하기 위해 다양한 방법이 사용되고 있습니다. 운전자라면 한 번쯤 들어봤을 위드마크(widmark) 공식이 있습니다. 이는 스웨덴의 생리학자 위드마크가 만든 공식으로 통상 시간당 알코올 분해도가 0.008~0.03%라는 연구 결과를 토대로 혈중 알코올 농도를 거꾸로 추산하는 방식입니다. 이 위드마크 공식뿐만 아니라 수사기관은 주변 폐쇄회로(CC)TV와 블랙박스 분석, 술집 영수증, 사고기록장치(EDR) 시동시간 등으로 정확한 음주시간을 파악하려고 노력했으며 이들도 증거물로 채택될 수 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음주운전에 대한 솜방망이 처벌이라는 여론이 지속적으로 형성되자 최근 법무부는 ‘술취범죄 엄정 대응을 위한 법제개선방안’ 연구수행계약을 완료하고 올해 11월까지 연구결과를 제출받아 입법방안 등을 수립할 예정인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우리 사회의 달라진 음주운전에 대한 인식이 법령 개정으로까지 이어질지 지켜봐야 합니다.

“채혈이 정말 음주 감경 효과가 있나요?” 요즘 흔히 볼 수 있는 것이 유명인의 음주운전 후 특이한 대처법입니다. 첫 번째는 음주 후 자신의 고급 승용차를 몰다가 사고를 내면 차를 버린 채 도주한 뒤 약 7~9시간 뒤 경찰에 출석해 음주운전 사실을 부인하는 사례입니다. 정황상 음주운전 가능성이 있더라도 사고 당시 경찰이 현장에서 신병을 확보하지 못하면 운전자에 대한 음주 측정을 제대로 할 기회가 없을 것이고 결국 음주운전을 입증할 수 없다는 점을 악용한 것입니다. 그러나 이는 운이 좋은 경우일 뿐 도망쳐 검거될 경우 위드마크 공식에 따라 알코올 수치가 더 높게 나와 처벌이 커질 수 있으며, 도주행위 및 도주 중 경찰을 다치게 하거나 시설물 등을 파손할 경우 특별법에 따라 가중처벌을 받을 수 있습니다.
두 번째는 채혈검사를 요청하는 사례입니다. 최근 애주가로 알려진 유명 여배우가 음주운전 사고를 낸 뒤 채혈 측정을 요구하며 현장 음주 측정을 거부해 화제가 됐습니다. 채혈 측정은 호흡 측정과 달리 측정 결과가 바로 나오지 않고 그 결과가 나오기까지 약 2주 정도의 시간이 소요됩니다. 가끔은 채혈 측정이 호흡 측정보다 낮게 나오는 경우도 있지만 일반적으로는 채혈 측정이 더 높게 나온다고 알려져 있습니다. 과거 청주지방법원이 조사한 결과에 따르면 채혈 시 혈중 알코올 농도가 호흡 측정 때보다 적게는 12%, 많게는 95.4%까지 높게 나오는 등 평균 40.5% 높게 측정된다고 합니다. 이처럼 현장에서의 호흡 측정보다 조금이라도 시간을 지체하여 채혈을 통해 음주 측정하는 것이 유리하다는 생각은 어떻게 보면 더 큰 화를 부를 수 있는 상황을 초래할 수도 있습니다.

대리운전 기사가 사고를 냈는데 나도 책임이?음주운전을 피하기 위해 대리운전 기사를 통해 귀가 중 대리운전 기사가 내 차를 몰다가 사고를 낸다면 과연 책임은 누구에게 있을까요? 대부분의 독자분들이 대리운전기사의 책임이라고 생각하시겠지만 당연히 대리운전기사의 책임도 있지만 차주 역시 교통사고의 책임에서 벗어날 수는 없습니다. 만약 대리운전자가 자신의 차를 운전하다 교통사고로 인명피해를 낸 경우 자동차손해배상법이 적용돼 대리운전자는 ‘운전자’로, 차주는 ‘운전자-자동차 운행의 이익을 보유한 자’로서 손해배상을 책임지게 됩니다. 즉, 옆자리에 타고 있을 뿐 인신사고의 책임에 대해서는 자유롭지 않습니다. 이를 위해 최근에는 종합보험 가입 시 대리운전 사고보상 특별약관에 가입하기도 하지만 기본적으로 사고가 나지 않는 것이 최선이므로 신뢰할 수 있는 업체, 안전운전 기록이 좋은 운전기사를 선택하고 운행 시 함께 주의를 기울이는 것이 필요합니다.
음주운전은 사회적으로 큰 물의를 일으킬 여지가 있어 피해 발생의 중대성이 크고 초범이라 하더라도 강한 형사처벌로 이어지고 있는 추세입니다. 또 운전면허 취소나 정지 등의 행정처분까지 수반됩니다. 이처럼 음주운전 사고는 사안의 경중에 관계없이 기본적으로 절대 해서는 안 되는 중대한 범죄행위입니다. 이른바 가벼운 처벌이라고 언론에서 다뤄지는 음주운전 사례는 어떻게 보면 그만큼 특수한 상황이고 본인의 경우와는 사실관계가 다른 경우이기 때문에 절대 일률적으로 판단해서는 안 됩니다. 더욱이 최근 우리 사회에서도 음주운전은 잠재적 살인행위와 다를 바 없다는 인식이 확산되고 있는 상황입니다. 우리 가족의 건강한 미래, 행복한 내일을 위해 우리 모두가 음주운전에 대한 경각심을 가져야 합니다.
다음 챕터에서는 ‘반려동물 인구 1500만 시대, 반려동물 그리고 법’에 대해 알아보겠습니다.가족과 함께 풍성하고 여유로운 추석 보내세요.
법무법인 조정파트너 양길모 변호사
당신의 생활 속의 수많은 법률 이야기. 거리감 없이 한 걸음 더 다가가 편안하게 이야기합니다.
법무법인 조정의 깊이 있는 수많은 경험, 분야별 특화 변호사가 당신에게 힘이 됩니다.www.harmonylaw.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