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아본 백두산, 후지산 폭발 우려는? 통가 해저 화산 폭발로

1,000년 동안 잠들어 있던 백두산, 깨지면 수백 km 사이 사라진다. 백두산은 언제 폭발할지 모르는 활화산이다.폭발 때는 최대 수백 m의 화산재가 한반도를 뒤덮어 세계 온도 2도의 하락 등 막대한 피해가 예상된다.

후지 산도 최근 빈번하게 발생한 지진 불안감이 커지는 상황에서 여름철 폭발하면 우리에게도 큰 영향을 미칠 것이다.또 제주도 울릉도 폭발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영화 백두산 포스터 사진=

백두산 화산이 폭발한다. 한반도는 아비규환이 되고 남북한을 집어삼키는 추가 폭발이 예상된다.이에 한국은 비밀리에 북한을 포섭하는 요원들과 함께 백두산 마그마 방에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핵폭탄을 터뜨려 압력을 줄이려다 2019년 말 공개된 블록버스터 재난영화 백두산의 내용이다.

백두산에서 꿈틀거리는 4개 정도의 마그마 방을 핵폭탄으로 터뜨린다는 설정의 유효성을 떠나 백두산 화산 폭발에 대한 사회적 우려를 반영하는 영화다.

남태평양 섬나라 통가 인근의 수중화산이 엄청난 핵폭탄이 폭발한 것처럼 지상 20km까지 폭발하면서 백두산과 후지산 등 주변의 활화산에도 다시 관심이 쏠리고 있다.

폭발은 규모에 따라 0-8 등급으로 나뉘는데 통가 화산 폭발은 4-5등급으로 추정된다. 1991년 필리핀의 피나투보 화산 폭발은 6등급으로 세계 평균기온을 0.5도나 떨어뜨렸다.

만약 946년 대폭발한 슈퍼화산 백두산이 다시 그때의 규모로 폭발한다면 한반도에 미칠 재앙의 규모는 가늠하기 어렵다. 마그마의 방이 폭발하면서 용암이 천지의 20억 t의 물과 백두산의 강도가 약한 퇴적물과 결합해 상상을 초월할 정도로 쏟아지게 된다.

엄청난 규모의 화산재와 유해가스가 분출해 적게는 수m에서 많게는 수십 m를 덮을 것으로 보인다. 화산 반경 수백 km는 낮이 사라진다. 세계 온도를 최고 2도까지 낮출 것이라는 예측도 있다. 인명과 농작물 등 막대한 피해가 발생하고 감염증이 만연한다. 반도체 등 정밀도가 필요한 공장의 피해도 커진다.

1903년에 마지막 폭발이 있었던 백두산은 약 100년에 한 번꼴로 중소 규모의 폭발이 있었지만, 실질적으로 지난 1,000년간의 폭발력을 응축해 왔다. 천지 주변의 온천온도가 올라가는 추세 등의 징후들이 이를 방증한다.

일본 화산 전문가들은 (1000년 전 백두산 폭발은) 지난 2000년 동안 폭발한 화산 가운데 그 위력이 1, 2위를 다툴 정도였다고 분석한 바 있다. 실제로 일본 홋카이도와 혼슈 등 동북부에서도 백두산 화산재를 곳곳에서 볼 수 있다. 심지어 그린란드 빙하 속에서도 발견된다.

일본 최고봉 후지산도 백두산 못지않은 분화 위험이 있다. 일본 내 110여 개 활화산 가운데 가장 위험한 후지 산은 최근 300여 년간 힘을 응축하며 마그마가 움직이고 있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후지 산은 100년 이상에 한 번꼴로 폭발했는데 마지막 분화가 1707년에 있었다. 지난해 12월에는 후지 산 인근 야마나시 현과 와카야마 현에서 3시간 간격으로 각각 4.9 규모와 5.4 규모의 지진이 발생해 후지 산 폭발 우려가 높아졌다. 후지 산이 폭발하면 도쿄 등 일본 수도권에 막대한 피해가 예상된다.

서울대 지구환경과학부 교수는 백두산도 후지산도 마그마 점성이 높은 활화산이어서 통가 해저 화산처럼 예측 불가능한 시점에 폭발할 수 있다며 백두산은 크게 폭발할 수 있고 과학적인 준비도 해야 하며 폭발했을 때 신속히 대응하는 능력을 키워야 한다고 강조했다.

최근 중국 측 연구에 따르면 백두산에서는 2000년대 중반 화산성 지진이 발생하면서 천지 주변의 수온도 계속 오르고 있다. 언제든 강하든 약하든 폭발할 가능성이 상존하는 것이다. 이 교수는 “북미관계 및 남북관계 경색과 코로나19 사태 등으로 백두산 화산에 대한 공동연구가 진행되지 않고 있지만 많은 준비를 해야 한다”고 말했다.

지구물리유체를 연구하는 KAIST 기계공학과 교수는 백두산이든 후지산이든 분화 시 화산재가 어디로 이동하는지를 잘 봐야 한다며 화산재가 어느 높이까지 올라갈지는 정확히 알 수 없지만 일정한 높이까지는 계절에 따라 이동 방향이 달라질 수 있다고 예측했다.

후지 산 분화의 경우 편서풍 지대이기 때문에 화산재가 대부분 북동쪽으로 이동하지만 여름철에는 바다 고기압이 육지로 불어닥쳐 한반도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것. 백두산 폭발 시에는 화산재가 겨울에는 동남쪽, 봄에는 북동쪽, 여름에는 북서쪽으로 각각 이동한다는 얘기다.

한국과 일본의 해저화산도 분화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일본은 30개 이상의 해저 화산이 있다. 제주도와 울릉도도 해저화산에서 분출된 화산재가 쌓이면서 용암이 덮이면서 생긴 섬이다. 제주도의 수많은 오름과 해변의 부석(용암이 식어 생긴 구멍이 많아 가벼운 돌)이 단적인 증거다.

서울대 지구환경과학부 교수는 “제주도가 폭발한 고려시대의 기록도 있지만 제주도와 울릉도는 활화산 범주에 있어 폭발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대처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부산대 지질환경과학과 교수는 울릉도는 지난 2만년 동안 최소 5차례의 강력한 폭발성 분화를 일으킨 활화산으로 약 3000년에서 5000년 간격으로 큰 폭발이 있었다며 현재도 지온 증가율이 km당 약 97도로 오히려 백두산보다 높아 추가 폭발이 예상된다고 말했다.

울릉도는 북부 경계를 따라 일렬로 늘어선 수심 약 2km 깊이의 5개 해저 화산 중 하나인데 통가 화산처럼 강력하게 폭발할 경우 화산재뿐 아니라 해일 피해도 생긴다고 분석했다.

그러나 폭발 주기가 매우 길어 오히려 감시가 쉽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지질환경과학과 교수는 백두산과 울릉도는 물론이고 일본 화산도 폭발하면 우리에게 적지 않은 피해를 줄 수 있다며 하지만 우리는 아무런 대비가 없다고 지적했다.

결국 한국이 통가나 일본 필리핀 미국 하와이처럼 환태평양 조산대의 불의 고리 지역에서는 한 발짝 떨어져 있지만 결코 안전지대는 아니라는 게 전문가들의 경고다.

불의 고리에서는 널빤지와 널빤지가 부딪치는 과정에서 마찰력, 고온, 고압 등으로 암석이 녹아 마그마가 분출되며 해저의 급격한 지형 변화에 따른 파동으로 쓰나미가 발생한다. 2018년 인도네시아에서 자바 섬과 수마트라 섬의 순다 해협을 강타한 쓰나미로 2,000명 이상이 사망하고 5,000명 이상이 실종된 것이 단적인 예이다.

2004년 말에는 수마트라 섬 서부 해안의 해일로 무려 13만 명이 사망했다. 다만 이번 통가폭발로 인한 쓰나미는 초속 300m의 충격파가 대기에 전파되면서 공명을 일으켜 발생했다는 게 이마무라 후미히코 일본 도호쿠대 교수와 히비야 도시유키 교수의 분석이다.

서울경제 발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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