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애소설 읽어주는 여자] #217 1차원이 되고 싶어

1차원이 되고 싶은 박상영책 <1차원이 되고 싶어>(오른쪽) / 영화 <너의 마음에 새겨진 이름> 스틸컷. 출처 : 네이버 영화”그럼 우리는 1차원의 세계에 머물자.” 당신의 말을 이해할 수 없어서 그게 무슨 뜻이냐고 물었다. ‘너와 나라는 점, 그 두 점을 단단히 잇는 선분만이 존재하는, 1차원의 세계 말이야’ 책 ‘1차원이 되고 싶어’에서1999년이 지나도 세상은 멸망하지 않았고 아이들은 초등학교를 졸업하고 중학생이 되었습니다. 대여점에서 만화를 빌리거나 CD플레이어로 음악을 듣거나 미니홈피에 일상을 싣고 파도를 타던 그 시절. ‘1차원이 되고 싶다’는 그 무렵의 감성이 담긴 연애소설입니다. D시 강남구라는 별칭이 있을 정도로 학군열이 높은 동네 ‘수성구’에 사는 중학생 ‘나’는 같은 학원에 다니는 ‘도윤도’를 짝사랑하고 있습니다. ‘나’는 밸런타인데이에 몰래 그의 책상에 자신의 마음을 고백하는 익명의 메모와 초콜릿을 놓고 나오다가 ‘무늬’라는 여자아이를 만나게 됩니다. 날카로운 무늬는 도윤도의 책상에 초콜릿을 올려놓은 것이 ‘나’라는 것을 금방 알아차리고, 그것을 빌미로 ‘나’를 협박합니다. 자기 요구대로 하지 않으면 ‘나’가 도윤도를 좋아한다는 소문을 낸다고 하더군요.영화 ‘기적’ 스틸컷. 출처 : 네이버 영화그 후, 「나」는 울며 겨자 먹기로 무늬대로 끌고 다닙니다. 모양은 ‘나’로 하여금 ‘호텔 아프리카’나 ‘나나’ 같은 소녀 만화를 보게 하고 소년 만화만 보던 ‘나’는 신세계를 만나 ‘밍크북스’에 빠져들게 합니다. ‘나’는 무늬와 함께 만화 이야기를 하거나 경양식집에서 파스타와 햄버그를 먹거나 처음으로 캠모어에 가면서 새로운 문물에 눈을 떠요. 처음에는 억지로 같이 다녔지만 나중에는 친한 친구가 되었어요.영화 ‘너의 마음에 새겨진 이름’ 스틸컷. 출처 : 네이버 영화한편”나”는 융도 모두 우연의 것을 계기로 친해집니다. 짝사랑하고 있는 사람과 친한 친구로 지내는 것은 달고 매운 것이었습니다. 취향이 비슷해서 대화가 잘 통하는 두 사람은 미니 홈페이지에서 비밀 다이어리를 함께 쓰는 낡은 컨테이너를 아지트로 삼고 둘만의 시간을 보내기도 있습니다. 함께<중경 숲>나<해피 투게더> 같은 영화를 보면서”나”는 미친 듯이 뜁니다만, 윤 도의 마음은 알 길이 없습니다.”우리는 진짜 친구 사이일까?”나는 고백을 하면 친구라는 관계마저 무너지는 것이 아닌가 하고 마음을 졸이고 좋아하는 마음을 숨기려고 노력하지만, 사랑에 빠진 십대의 열정은 숨긴다고 해서 숨겨지는 것은 아닙니다. “나”는 자신도 모르게 점점 커지는 열망과 기대를 참느라 허덕이며 윤 도의 마음이 궁금해서 타고 갑니다.왜 그 아이는 다른 친구들과 있을 때는 욕설로만 대화하면서 저하고 있을 때는 상냥하고 부드러운 목소리로 온갖 이야기를 하는 것일까.왜 아무도 모르는 자신의 내밀한 가정사를 저한테만 말하는 거? 왜 낡은 컨테이너에서 나를 껴안고 잤을까. 왜 나에게 특별한 선물을 할까. 왜 저와 미니 홈피를 쓰는 건가?그리고 당신 왜 그리 아름답게 웃어?)영화 ‘길유어 달링’ 스틸컷. 출처 : 네이버 영화남녀 사이에서도 밤잠을 설치고 고민하는 문제인데 동성 친구 사이이기 때문에 100번 1000번이나 더 갈등하는 상황 상대에게 왜 그러냐고 물어볼 수도 없습니다. 그 말을 듣는 순간 다정한 눈빛이 혐오의 눈빛으로 바뀌고 순식간에 친구를 잃을 수도 있으니까요. 또한 학교에 소문이 나면 끝이라는 두려움도 ‘나’를 괴롭힙니다.<1차원이 되고 싶다>는 동성을 사랑하는 십대들의 혼란과 아픔, 사랑, 성장이 뜨거운 온도에서 담긴 소설입니다. 두꺼운 책이지만 뒤로 갈수록 가속도가 붙어서 생각보다 금방 읽을 수 있어요. 하룻밤 사이에 다 읽을 수 있을 것 같은 책입니다. 짝사랑의 열망이 워낙 솔직하게 그대로 담겨 있는 책이라 연애소설로서의 재미도 있지만 2005년 전후로 중·고등학교를 다닌 독자라면 그 시절의 향수를 듬뿍 느낄 수 있는 책이기도 합니다. 청소년 성장 소설이기도 합니다.영화 ‘콜 미 바이 유엘 네임’ 스틸컷. 출처 : 네이버 영화뜨겁고 혼란되고 힘든 사랑의 시대를 지나면서 성장통을 견디며 어느새 성인이 뭔가 잘 되어 있는 삼심대라면 소설 속 인물들이 아는 사람들처럼 느껴질지도 모릅니다. 특히 동성이든 이성이며 학창 시절 친한 친구를 짝사랑했다고 하면 공감할 부분이 많지요. “짝사랑에 지쳤을 때””그때 그때의 미니 홈피 감성” 같은 플레이 리스트를 들으면서 책을 읽어 봐도 좋다고 생각합니다. 감정의 온도가 높은데, 사랑에는 서투를 뿐 아직 감정을 조절하는 데도 익숙하지 않은 중학생 시절 짝사랑은 순수한 만큼 특히 아파서 힘들어 하는 것 같습니다. 첫사랑이니까 예쁘기도 합니다. 성장에는 고통이 따른다는 말은 너무도 평범한 말입니다만, 그 시기를 어떻게 통과하느냐에 의해서, 그 다음에 찾는 사랑에 대한 나의 태도도 바뀌는 일이 있습니다. 책의 표지에 수영장이 들어 있어 여름의 느낌 풀풀 나지만 실제로 읽어 보면 꽤 딥에 다크이라 쌀쌀한 가을 날씨에 읽어도 어울리는 소설입니다.뜨겁고 혼란스럽고 고통스러운 사랑의 시대를 지나면서 성장통을 견디고 어느덧 성인에게 어떻게든 나아지고 있는 삼심대라면 소설 속 인물들이 아는 사람들처럼 느껴질 수도 있습니다. 특히 동성이든 이성이든 학창시절 친한 친구를 짝사랑한 경험이 있다면 공감하는 부분이 많을 것입니다. 짝사랑에 지쳤을 때 그때 미니홈피 감성 같은 플레이리스트를 들으면서 책을 읽어보셔도 좋을 것 같아요. 감정의 온도가 높은데 사랑에는 서툴 뿐 아직 감정을 조절하는 데도 익숙하지 않은 중학생 시절 짝사랑은 순수한 만큼 유독 아프고 괴로운 것 같습니다. 첫사랑이라 아름답기도 해요. 성장에는 고통이 따른다는 말은 너무나 뻔한 말이지만 그 시기를 어떻게 통과하느냐에 따라 그 다음 찾아오는 사랑에 대한 나의 태도도 달라질 수 있습니다. 책 표지에 수영장이 들어있어 여름 느낌이 물씬 나지만 막상 읽어보면 꽤 딥하고 다크해서 쌀쌀한 가을 날씨에 읽어도 어울리는 소설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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