처음 블로그를 시작할 때 가장 쓰고 싶었던 주제였던 K리그 관련 글을 이제야 처음 쓰게 됐다.개인적으로 나는 서울에서 태어나 FC 서울 팬이고 나아가 K리그 팬이다.
Why ?
K리그의 발전이 곧 국가대표 경쟁력 향상으로 이어진다는 사실을 잘 알고 있기 때문이다.
내 인생에서 가장 보고 싶은 것은 K리그 전구단의 관중석이 꽉 차 양팀 관중이 반으로 나뉘어 치열하게 응원하고 선수들의 플레이 하나에 많은 관중이 열광하는 경기와 매주 해당지역 구단의 경기가 있는 날이면 마치 이벤트처럼 사람들이 북적거리고 경기장 주변이 축구를 통해 활성화되는 모습을 보는 것이다.
그런데 이런 광경을 K리그가 아닌 후발주자로 늘 얕잡아 보던 중국 슈퍼리그와 일본 J리그가 먼저 이뤄냈다.
요인은 달랐다 중국은 워낙 축구광인 시진핑의 축구 굴기 정책으로 중국 기업의 막대한 투자로 유명 해외 스타들을 영입해 관중을 끌어들이는 데 성공했다.(대체 인구로 봐서는 굉장하지만…)
일본에 대해 너무 알고싶었다.물론 인구도 리그에서 돌아가는 돈 자체도 K리그보다 크다.하지만 그 차이는 중국과 비교할 수 없었다.그들은 어떻게 만원관중을 만들어 냈을까.
그래서 나는 결심했다.직접 일본 J리그에서 일해보게 되었는데
2017년, 나는 일본 교환학생을 신청했다.그리고 일본 어느 지역을 가든 그 지역 프로축구단에서 어떤 형태로든 일을 해 보고 나의 의문을 조금이라도 현장을 통해 해결해보겠다는 결심을 했다.


가노야 체육 대학
그렇게 나는 가고시마 지역의 가고시마 체육대학에 가게 되었고 다행히 그곳에는 가고시마utd라는 구단이 있었다.당시 3부리그(현재는 2부리그) 팀이었지만 상관은 없었다.오히려 시골 3부리그 팀 경기가 만원이라면 더 연구 가치가 있었다.나의 담당교수님은 내가 일본에 온 목적을 묻고 가고시마utd에게 요청해서 나에게 인턴으로 일할 수 있게 해주셨다.지금 생각해도 참 고마우신 분이야


그렇게 짧은 시간이라도 가고시마 utd에서 일할 기회를 얻었다.



<가고시마utd 경기 당일>
솔직히 말하면 나는 이 광경을 처음 봤을 때 가슴이 아팠다. 내가 K리그에서 보고 싶은 모습이 ‘가고시마utd’라는 일본의 작은 프로축구 구단에서 이미 벌어지고 있었다.바꾸어 말하면, 가고시마utd는 3부 리그의 팀이다.
한국 K3팀과 비교해 볼 때 소위 축구팬이라는 사람을 붙잡고 물어보면 K3리그 팀 이름을 아는 팀 사람이 있을까.아니 그보다 K3의 존재 자체를 아는 사람은 몇이나 될까?(*참고로 한국의 K3는 세미프로팀으로 사실 비교 대상이 아님)
17-18 가고시마utd 당시 평균 관중은 5000여 명으로 17-18 K리그 클래식 구단 평균 관중과 비교해도 크게 뒤지지 않는다.

2017 시즌 K리그 클래식 평균 관객 수
하지만 더 놀라운 것은 단순한 관객 수가 아니라 좌석 점유율이다.

얼핏 봐도 90%는 된 것 같아 보여이는 경기장이 더 크면 관중 수는 더 늘어날 가능성이 높다는 뜻이었다.
오늘날 대구 흥행 성공을 보면 알 수 있듯이 경기장의 크기보다 중요한 것은 좌석 점유율이다.


대구 월드컵경기장(왼쪽), DBG 대 박스타디움(오른쪽)이라면 어느 경기장에 가고 싶을까.실제로 두 사진의 평균 관객 수 차이는 크지 않지만 좌석 점유율이 높아지면 분위기 차이가 커진다는 것은 사진만 봐도 알 수 있다.결국 대박스타디움 분위기는 소문이 났고 시즌 중 평균 관중 1만 명에 가까운 관중을 동원했다.
유럽 리그! 관중이 많다고는 하지만 사실 5000명도 안 되는 작은 경기장을 가득 메워 좌석 점유율을 높이는 구단이 대부분이다.

출간 – 박문성 칼럼 (2012.3.14)
In 가고시마 Utd 여기서 내가 담당하게 된 주된 업무는 ‘관중 설문조사’ 도대체 왜? 이런 시골팀에 남녀노소 할 것 없이 3부리그 경기를 보러 오는지 궁금해서 어쩔 수 없는가? 내겐 최고의 일이었다.


많은 관중에게 설문지를 나눠주고 따로 개인적인 사담을 나누며 물었다.
원래 축구를 좋아하세요?2) 직관하러 온 동기는 무엇입니까?
나는 두 가지 질문을 가장 많이 받았다. 1번이 예수라면 2번은 예상된다.
하지만.
1번 답이 No라면?두 번째 직관의 동기에 대한 추론이 어려워진다.1번을 No라고 대답한 사람들이 나에게 대답한 2번의 답은 충격적으로도 대부분이 “공짜”였다.
단지, 라는 말은 정말로 무서운 말이다.맹목적이란 뜻이다.마치 부모가 자녀의 운동회를 보러 가는 이유를 묻는 것과 같다.
‘그냥 우리 지역팀이라서요’ 원래 가족들이 가는 거니까
뭔가 대단한 벤치마킹을 해볼까 했는데 그냥이라니…
하지만,
과연… ‘그냥’ 왔구나 이렇게 해야 되나?세상에 되는 일이 없다 반드시 이유가 있다는 데 이런 결과가 뒤따라온 것이다.
우선 일본인들은 기본적으로 지역 애착심이 매우 강하다.한국은 지방에서 자랐어도 어느 정도 나이가 되면 서울이나 수도권 또는 큰 도시로 나가는 것이 일반적이지만, 일본인들은 자신들이 태어나 자란 곳에서 비교적 벗어나려 하지 않기 때문에 시골에서도 젊은이들을 쉽게 볼 수 있다.내가 유학갔던 사슴가게가 너무 시골이라서 잘 알고있어 )
그래서 자기 지역에 대한 애착과 자부심이 강해 지역 이름을 딴 팀 경기는 종목을 가리지 않고 대개 찾아가서 응원한다.뭔가를 벤치마킹할 때는 이런 배경도 알아야 변수를 최소화할 수 있을 것 같아..!
둘째는 J리그 차원에서 강하게 추진하는 지역 밀착 마케팅이다.





가와사키 프론탈레 J리그 워킹&팬미팅
J리그 협회와 카와사키 프론탈레 구단이 협력해 지역의 팬이 선수들과 보다 가깝게 스킨십, 커뮤니케이션할 수 있도록 개최한 이벤트다.
이 같은 노력은 팬들이 구단을 내 구단으로 생각하는 데 큰 도움이 될 것이고 고객의 충성도도 높였을 것이다.

또 거리에서 구단 홍보 문구가 실린 물품을 나눠주는 경우가 많은데 이는 무심코 지역 주민들의 마음에 구단에 대한 친밀감과 고마움을 조금씩 심어줘 많은 지역 주민을 잠재적 고객으로 만드는 데 도움이 된 것임에 틀림없다.

가고시마 Utd 공식 인스타그램 무어카운트
가고시마 Utd 역시 SNS 마케팅을 통해 팬들과의 거리를 좁히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선수들의 시시콜콜한 이야기까지 모두 올라왔기 때문에 지역 팬들은 선수들을 거의 동네 친구나 가족처럼 생각한다.

얼마 전 한국인 감독이 새로 부임했다는 소식을 들었다.알려지지 않은 곳에서 열심히 뛰는 한국 지도자가 많은 것 같다.내가 있을 때 부임했으면 얘기를 해 보았을 텐데.너무 아쉽다 ㅜㅜ
어쨌든 이처럼 J리그 협회는 가뜩이나 강한 일본인의 지역 애착심을 이용해 구단과 협력해 수많은 행사와 다양한 마케팅을 통해 더욱 향상시키고 충성도 높은 팬을 육성하며 고르게 증가한 관중으로 작은 구단도 다양한 기업의 스폰서를 받도록 해 재정 건전성을 높이는 선순환 궤도에 진입시키는 데 성공한 것으로 보인다.

실제로 국내에서도 지역 밀착 마케팅의 필요성을 느끼고 K리그에도 적용하기 위한 연구가 진행 중인 것으로 보인다.
최근 K리그 각 구단도 해당 지역 학교를 찾는 등 지역 팬들과의 유대감을 높이기 위해 소통을 점차 늘리는 추세다.하지만 아직 지역구단=내 팀으로 각인되기까지는 좀 더 시간과 노력이 필요할 것 같다.사람의 마음을 얻어야 하는 만큼 뜻대로 되지 않고 노력의 대비를 보이는 성과도 적을 가능성이 높다.하지만 새로 유입되는 개개인의 K리그 팬들이 가져올 영향력이 막강하고 값진 것으로 믿고 꾸준히 가다 보면 언젠가는 전 구단이 관중을 끌어모으는 모습을 볼 수 있지 않을까 한다.
물론 한국과 일본은 지리학적, 인구통계학적, 자금력, 생활문화 등 많은 차이가 있기 때문에 “꼭 J리그를 따라가자!”는 입장이 아니다.
하지만.
리그 출범 후 30년도 안 되는 짧은 시간에 그들이 이룩한 성과는 분명 놀랍고 우리가 취사선택할 만한 부분이 있다고 본다.어떻게 그들이 토레스나 이니에스타 같은 엄청난 스타들을 영입할 수 있었을까?어떻게 평균 관중 2만 명을 달성할 수 있었을까?한번쯤은 우리에게도 유효하게 적용할 포인트가 없는지 고민해 보는 것도 좋을 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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