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을 추천할 때 주의할 점>·특정 장르를 자세히 알고 있는 사람에게 그 장르로 유명한 책이나 화제의 책을 추천하는 것은 피한다. ·책을 즐겨 읽는 사람에게는 명작이나 베스트셀러보다 마이너한 책이나 들어본 적도 없는 책, 그 사람이 평소 읽는 책과 먼 장르일수록 좋다. ·성별, 나이, 직업, 취미 등 여러 스펙을 고려해 책을 떠올리기보다는 그 사람의 전체적인 분위기를 파악한 후 선택하는 것이 성공 확률이 높다. 하나다 나나코 <1만권의 기억데이터 중 너에게 어울리는 단 한권을 추천해줄게> 중에서작은 서점의 일 가운데 가장 많은 시간을 차지하는 것은 책을 선택하는 것이다. 새 책을 넣기 전에 종종 책장을 보자. 기존의 책과의 연결점을 찾기 위해서였다. 새 책의 대략적인 내용이 파악되면 책장의 어느 대중에 두어야 할지, 어느 책과 연결점을 가져야 할지 등을 검토한다. 한권의 책이 어떤 책 옆에 놓이느냐에 따라서 책장을 들여다 보며, 책을 선택하는 고객의 입장에서 미묘한 차이를 가져온다고 믿고 있기 때문이다. 대형 서점의 책장은 대개 인문 사회 과학, 자연 과학, 경제 경영 등 큰 카테고리 안에 출판사 차례로 캐나다 순으로 배열되어 놓인다. 그러나 이런 구성은 책을 검색하고 찾고 손님에게 제공하기 쉬운 구성인지 모르지만 손님의 입장에서 보면 어떤 흥미도 유발할 수 없다. 즉 고객의 입장보다는 공급자인 서점이 검색이 쉽게 배열한 방식인 셈이다. 작은 서점의 진열은 이것과는 달라야 한다. 공간의 제약이 있으므로, 모든 책을 다 넣지 못하고 결국 공간의 제약을 극복하기 위해서는 선택과 집중을 할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또 책장을 자주 들여다보는 또 하나의 이유는 잘 오는 손님들에 책장이 진부한 느낌을 주어서는 안 된다는 생각 때문이기도 하다. 오랜 시간이 지나면 좁은 공간의 책장은 낡은 책이 하나 둘 늘어날 것으로 적절하게 순환하지 않으면 어느새 책장은 항상 책의 비중이 높아지는 새로운 느낌을 줄 수 없다. 어쩌면 서점에 자주 드나들던 손님이 보이지 않는 이유가 자칫 코로나의 영향 때문이라고 치부할 수도 있지만 이런 진부함이 원인일지도 모른다. 지난 달부터 책장에 변화를 줘야 한다고 생각하면서 많은 시간을 보냈다. 며칠을 해서 전체적으로 책장을 뒤집어 전열을 재정비해야 하느냐고 생각하기도 했다. 그러기엔 의욕이 없지만 그래도 지금의 책장은 너무 오랜 시간을 밀리고 진부하게 느껴진다는 판단했기 때문이다. 물이 고인다고 쓸 수밖에 없도록 책장이 침체하면 잘 오는 손님들의 입장에서 서점에 흥미가 없어질 수밖에 없다. 5년의 시간을 지나고 보면 책장을 들여다보면서 서점의 파수꾼 스스로도 여전히 고정된 책의 비중이 커졌다는 사실을 눈으로 확인할 수 있다. 가끔 오는 것에 참신하니 새롭다는 느낌을 줄 수 있지만 잘 오는 방법에는 왠지 균등하거나 항상 그 책만 있다는 느낌을 줄 수 있다는 느낌이 드는 것이다. 변화가 필요한 시기이다. 무엇보다 이중으로 진열되어 있는 책을 줄이고 한 마스터 플랜에 하나의 주제를 중심으로 새로 구성할 필요가 있다. 물론 서점을 시작하고 준비된 기본 원칙을 최대한 지키고 그 사이에 변화한 사람들의 관심과 시대 의식의 변화를 적절하게 받아들여야 한다.며칠 고민 끝에 책장 1매스를 바꾸어 보자. 불안의 시대에 맺고 페소 나비아의 『 불안의 책 』에서 시작되면서 페소화 어와 리스본을 맺고 스페인으로 이어지는 책장의 구성을 몇번을 고민하고 마무리. 다시 수정한 뒤 페소 가에서 시작되고, 불안 상호 연결과 동·키호테에서 마무리. 그리고 작은 사인물을 손으로 쓰고 앞으로 걸어 둔다. 1매스의 책장을 구성하는 과정의 생각과 고민을 풀어 보면 이렇다. 페르난도·페소 아시아를 말할 때 자연스럽게 우리는 리스본과<불안의 책>을 떠올린다. 스페인을 말할 때 가우디와 돈·키호테를 떠올리는 것처럼 두 사람 사이의 연결은 어쩌면 동전의 앞뒷면과 같다. 최근 몇년 스페인에 대한 관심이 높아졌지만 막상 스페인에 관한 정보는 이런 상징적인 몇가지로 압축된다. 실제로 어떤 작가의 전작을 한 공간에서 만나는 것은 그가 탄생하거나 별이 된 기념일 또는 노벨상과 맨 부커 상 같은 유명 문학 상을 수상한 일정도를 제외하고는 잘 보이지 않는다. 한 나라를 말할 때 우리는 보통 역사와 문화, 예술이라는 측면에서 접근하기보다는 음식과 관광이라는 소비적인 방식을 선호한다. 그러나 문학을 통해서 하나의 도시에 만나는 방식은 도시의 정신과 문화에 만나는 또 하나의 기회를 제공한다. 그런 의미에서 페소 가는 가우디와 마찬가지로 스페인과 리스본에 대한 문학적인 통로이기도 하다. 물론 스페인 문학을 상징하는 대표적인 작품으로서 『 돈·키호테 』을 올리는 데 주저하는 사람은 없겠지만, 특히 리스본의 특정한 도시와의 연결은 페소화 가를 통해야 한다. 페소 가는 『 불안의 책 』다는 대표적인 작품 외에도 시집과 리스본에 관한 이야기를 담은 『 페소야 리스본 』을 남겼을 정도 리스본에 대한 사랑이 각별했다. 뿐만 아니라 70여의 다른 이름으로 서술된 다양한 에세이와 글을 통해서 다양한 문학적 실험을 한 인물로 꼽힌다. 스페인을 주제로 한 책장은 스페인의 식생활 문화에서 시작도 생기고 스페인의 역사를 말하는 책부터 시작하기도 있지만 무엇보다 페소 나비아의 문학부터 시작하기에 의미를 두는 이유이다. 페소 어와 리스본을 맺고 동·키호테와 엘 그레코과 벨라스케스, 피카소, 달리로 이어지는 예술적인 확장도 가능하다. 돈·키호테의 번역서도 다양하다. 이번 책장이 살바도르·다리의 삽화가 들어간 완역본을 택했다. 같은 책이지만 책을 통해서 스페인의 예술가를 연결하고 싶어서였다. 여기에 스페인의 역사와 무적 함대 바다, 콜럼버스와 미국, 쿠바와 필리핀 등의 무대로의 확장도 의미 있는 연결이 될 수 있다. 가우디로 대표되는 건축, 패스와 감자에 대표되는 스페인의 음식과 문화 등을 통해서 다양한 스펙트럼을 보이지 못한 것이다. 스페인 큐레ー션의 출발을 페소아에로 꾸민 책장은 얼마든지 확장과 변주가 가능하다. 조금씩 주제를 변주하고 확장할 가능성을 열어 놓고 작은 북 큐레ー션 제안을 하자. 확장의 주제와 그에 따른 셀렉션은 조금씩 수정하고 업데이트할 예정이다.불안의 서 저자 페르난도 페소아 출판 봄일본 출간 2014.03.27.불안의 서 저자 페르난도 페소아 출판 봄일본 출간 2014.03.27.페소아의 리스본 저자 페르난도우페소아출판 앵글로픽스 출시 2017.07.21.페소아의 리스본 저자 페르난도우페소아출판 앵글로픽스 출시 2017.07.21.초콜릿 이상의 형이상학은 없다 저자 페르난도 페소아출판 민음사 출시 2018.10.05.초콜릿 이상의 형이상학은 없다 저자 페르난도 페소아출판 민음사 출시 2018.10.05.배소아 저자 김한민 출판arte 출시 2018.06.26.배소아 저자 김한민 출판arte 출시 2018.06.26.책장을 구성하고 책을 선별하고 분류하는 작업이 책방이라는 공간에서 이루어지는데, 이처럼 구성한 책꽂이에서 책을 선택하는 것은 항상 고객의 일이 아니다. 서점을 방문하는 고객 중에는 서점의 파수꾼으로 책을 추천하라고 요구하는 분들이 있기 때문이다. 공간에 진열된 책을 개인의 취향에 의해서 고심하면서 택하는 사람도 있지만 때로는 맞춤의 책을 추천하라는 요구도 종종 있다. 대개 이런 경우, 서점이 취하는 방식은 크게 2가지로 나뉜다. 베스트 셀러를 뽑아 주거나 손님의 취향, 관심사, 연령층으로 하는 것, 좋아하거나 기피하는 장르 등을 물었고, 베스트 셀러가 손님의 취향에서 조금 떨어진 의외의 책을 제안하는 방식이다. 전자는 대부분 대형 서점을 포함한 서점이 취하는 방식이지만, 독립 서점의 경우 후자의 방식을 손님에게 제안하고 고객이 새로운 책을 발견하는 기쁨을 맛 보는 역할을 한다. 그렇게 추천된 책을 읽고 지금까지 몰랐던 작가와 작품을 알게 된 고객은 다음 방문 때 그 책이 정말 다행이라며 또 다른 추천을 요청하기로 이어지기도 한다. 작은 서점을 통해서 뜻밖의 발견을 하는 기쁨을 맛 보게 되는 것이다. 이는 베스트 셀러와 유명 작가의 책을 중점적으로 소개하고 판매하는 대형 서점과 온라인 서점과는 다른 동네 서점의 역할이기도 하다. 최근 존 기사 중에서 알고리즘에 의한 디지털 큐레ー션이 2%부족하다며 휴먼 큐레ー션이 주목되고 있다는 기사를 본 적이 있지만 바로 이런 이유 때문은 아닌가 싶다. 기계적 데이터 값에 의한 추천의 한계가 분 로멩한 이유는 사람이 아닌 통계적 숫자에 의한 판단 때문이다. 대면을 통해서 사람의 분위기와 상황 대락적인 감정 선을 읽으면, 기계적인 추천과 달리 감성적인 추천이 가능하기 때문이다. Ubuntu북스에서 운영하는 본 정기 구독 서비스가 올해로 4년째. 처음 시작했을 때에 함께 있던 고객의 상당수가 지금까지 구독을 연장하고 함께 한다. 책의 힘도 있겠지만 무엇보다 아날로그적 감성을 담은 편지의 영향도 무시할 수 없는 요인임을 그 분들 메일 답신을 통해서 자주 확인한다. 매달 말 책을 보낸 뒤 월초에 책을 받은 고객에게 메일로 답장이 온다. 몇몇 응답 내용을 소개하자”두근 두근, 무슨 책인가? 제가 좋아하는<소년과 두더지>의 그림 엽서에 파란 펜으로 쓴 문장. 러브 레터를 받게 두근 두근 거려요. 책은 잘 받았습니다. 감사합니다”아! 사장님, 주말에 책 받고 답장하려고 깜빡했어요. 보내주신 책 잘 받았습니다.특히 저에게 주신 편지가 너무 좋아서 감사했습니다. 좋은 하루 되세요.”이처럼 책도 책이지만 편지에 대한 기대와 설렘 또는 감사의 마음을 전해주시는 분이 계신다.책을 받어 보내는 답신 속에는 지난 달에 받은 책에 대한 짧은 감상과 이달에 받은 책에 대한 인상과 감상을 담아 주시는 분도 계시다. “8월은 『 철벙!』 속의 그림과 영국의 온천 수영장의 사람들을 그린 『 헤엄치는 사람들 』을 보고얼마나 위로를 받았다? 감사할 따름입니다. 오늘 아침, 손쉽게 벌린 말레이 산문집<하늘과 땅>안에 “돈””실패”가 나왔습니다만, 한순간 울 듯하면서도 행복한 감정이 올라왔습니다.”서울에서 자주 대전에 친척집에 내려와대면 방문하고 주시는 분이 계시지만 1년 전에 정기 구독을 신청하고 2개월 전부터 책을 받으실 분의 답변이다. 그런가 하면 두 아이들 책에서 시작, 어머니의 책과 막내 아이의 책에서 온 가족이 서점의 정기 구독의 책을 받는 의정부에 사는 가족의 답장은 메일이라도 오는데 매달 아이들과 엄마가 함께 편지로 답장하고 주기도 한다. “역시 아이들을 좋아하는군요. <두마리 잘 빠진다>는 둘째 아이가 몇번이나 다시 읽어 준다고 하네요. 대전의 사람들은 우붕츠붓크스이 좁혀질 수 있서 부럽습니다. 뭐든지 핑계를 대고 우붕츠붓크스에 다시 갈까 하고 있습니다. 우붕츠붓크스은 저와 아이들에게는<행복을 파는 가게>입니다. 감사합니다.”풍덩! 저자 우지현 출판 위즈덤하우스 출시 2021.06.18.풍덩! 저자 우지현 출판 위즈덤하우스 출시 2021.06.18.헤엄치는 사람들 저자 마들렌 월러출판 에이치비프레스 출시 2019.07.12.헤엄치는 사람들 저자 마들렌 월러출판 에이치비프레스 출시 2019.07.12.하늘과 땅 저자 산돌마라이 출판브러쉬 출시 2017.05.10.하늘과 땅 저자 산돌마라이 출판브러쉬 출시 2017.05.10.매달 한번 정기 구독의 책을 직접 찾으러 오실 분이 계시다. 대개 매달 제1토요일에 아들과 함께 오고, 혼자서 갔다 하지만 이달은 제1토요일에 일정이 있어서 부득이 평일에 올 수 있다고 말했다. 매달 자신이 읽을 책 2권과 10세의 아들이 읽는 책 3권을<본 정기 구독> 받는다. 버스를 타고 30분 정도 와서 버스를 내리고 또 10분 정도 걸어서 서점에 오는 수고를 마다하고 월에 한번”서점에 가는 날”을 즐기고, 설렘과 기대를 품고 계신다는. 이달은 책을 찾으러 와서 서점 근처의 도넛 가게에서 도넛을 사서 온. 후에 다른 일정이 있어서 오래 머물지 못할 것이라며 선정된 도서를 가볍게 보고 계산을 한 후 서점의 파수꾼에게 말을 걸었다. “내가 카카오 톡에서 필사의 모임을 하는데 함께 하는 분들이 내가 택한 책이 정말 독특하고 잘 보이지 않는 책이라고 해서 너무면 많이 했어요.””후~ 그렇군요. 어떤 책을 선택하겠어요?”저는 단지 Ubuntu북스에서 정기 구독으로 받아 책을 필사하고 소개했을 뿐인데~그 말을 듣자 왠지 주눅이 들어요, 후후”라고 하신 거네요. 감사합니다” 그렇게 짧은 이야기를 남기고 책방 문을 나온 뒤 10분여 만에 지금 가던 그 분이 문자를 보내왔다. “서점의 파수꾼. 아들이 요즘 학교에서 독서 기록부를 쓰고 있는데 추가로 3권 정도 추천하시겠어요?””네!준비해서 휴대 메일을 보냅니다.””저는 지금 다시 서점으로 향하고 있습니다.”갑자기 마음이 서둘렀다. 서점의 책장을 오가며 11세 소년이 읽는 책 3권의 책을 찾고 있지만, 그 사이에 그 분이 들어온다. 2권은 뽑아 놨으니 먼저 보고 달라며 또 2권을 찾는다. 의외로 보지 않았다고 추정되는 『 아낌없이 주는 나무 』과 『 꽃들에게 희망을 』을 추천했다. 그 가운데”꽃들에게 희망을 “을 선택하고 계산을 마치고 다음달을 약속하면서 서점을 나왔다. 2회 방문을 통해서 무거워진 가방을 싸서 가는 발걸음이 가볍다 보이는 이유는 작지만 사소한 기쁨이 무엇인지를 아는 그 분 마음이 읽혔기 때문이다. 서점 문을 나서고 10분 정도 지나면 그분이 다시 메일을 보냈다. “버스가 곧 와서 타고 가는 곳입니다. 좋은 책을 고르셔서 감사합니다!”다음 약속이 늦지 않을까 걱정하는 서점의 파수꾼에 대한 배려의 마음이 담긴 메일이다. 책을 좋아하는 분들의 마음이 그대로 담겼으며 오히려 서점의 파수꾼이 고맙다. 그렇게 책을 매개로 이어지는 작은 대화가 혹시 서점의 정기 구독을 올해도 유지할 수 있게 하는 이유가 아닌가 하고 감사하고 있다. 매달 개인별로 맞춘 책을 고르기에 적잖은 마음의 부담도 느끼지만 책을 보내고 회신 메시지를 받을 때에는 “참, 이 김에 하는구나”라고 생각하게 된다. 그렇게 매달 기다리고 있는 30명의 독자가 있다는 사실. 그게 손님이 없는 날에도 서점에서 누군가를 생각하면서 마음을 쓰고 시간을 보내도록 나를 견디는 힘이 되어 준다. 우붕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