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목이 본격적으로 아픈 건 재택근무를 시작한 지 1년이 되는 2021년 초부터였다.
찜질과 스포츠 마사지로 간신히 버텼지만 2021년 여름부터는 객관적으로 과로하거나 무리를 하지 않았는데 손목이 시큰거리고
퇴근하고 나니 손목이 너덜너덜해지는 느낌, 그리고 손목을 돌리면 똑딱거리는 소리가 난다.
그리고 결정적으로 손가락을 바닥에 대고 손바닥을 수직으로 들어 올리는 스트레칭을 할 때 왼손과 오른손의 가동범위가 심각하게 차이가 나니까 이건 문제야!! 하면서 먼저 한의원에 가볼게.
옛날에 손목으로 정형외과에 한 번 갔는데 쓸데없이 도수치료를 해줬기 때문에 이대로 내가 마사지하겠다며 한의원에 먼저 가게 됐다.
한의원에서는 팔 근육과 손목 근육이 과다 사용으로 붓는데 손목이라는 좁은 터널에 부은 근육이 부딪혀 긁히면서 염증이 생겼다고 설명해준다.
설명이 일단 꽤 그럴듯하고 매일 오라고 하니까 정말 귀찮았는데 열심히 감침도 치고 약침도 치고 물리치료도 하고 사혈부항 후 멍들었을 때 너무 슬펐다.


침+사혈부항무반복
그렇게 한방병원을 중간에 한 번 바꾸면서까지 열심히 다녔는데 그때뿐만 아니라 점점 심각해지고 나중에는 물컵을 들 때도 손목이 아팠다.
나는 손목으로 일하는 여자의 손목이 아프면 내가 좋아하는 일도 할 수 없고 나중에 아기를 낳아도 안아줄 수도 없다고 생각해서 다시 한번 정형외과를 찾는다.
정형외과에서는 “X선과 초음파를 찍어보니 손목 전반에 상당한 염증이 있으면 이미 만성화된 것 같고 치료가 좀 늦은 것 같다”는 슬픈 사연을 들려줬다.
건초염이냐고 물었는데 그런 것들은 염증이 어디 있느냐에 따라 병명이 조금씩 달라지기 때문에 당신은 손목에 염증이 퍼졌다고 터널증후군 건초염의 모두 해당이라고 말씀해 주셨습니다.
그리고 당분간 손을 쓰지 않는게 좋겠어.고부목을 대고 환영합니다.(당황)

아픈 척 하기에는 좋았으면 좋겠어요.
지옥의 체외충격파 시술 시작 애증과 지옥의 체외충격파 시술이 시작되는 내가 다니는 정형외과에는 체외충격파 기계가 두 종류가 있는데 처음에는 오른쪽 기계를 사용하고 나중에는 왼쪽 기계를 사용했다.

체외충격파 시술은 1부터 20단계까지 있지만 단계를 높일수록 점점 더 강한 충격파가 나온다.
염증이 없는 부위에는 쏴도 아프지 않지만 염증이 있는 부위에는 충격파를 쏘면 통증
치료 원리는 충격파로 상처를 낸 뒤 스스로 상처를 회복하는 과정을 반복하므로 충격파를 쏘는 것뿐만 아니라 이후 손목을 사용하지 않고 다음 턴까지 최대한 회복해 오는 것도 중요하다.
체외충격파 2단계~5단계 처음에는 2단계로 시작했는데 나는 정말 어디를 가도 고통을 잘 참는 편인데 너무 아파서 눈물이 났다.
충격파를 쏜 뒤 그 효과로 손목이 이틀 더 아파 치료를 받지 않을 때보다 받은 뒤 일시적으로 손목 통증이 더 심해졌다.
가만히 있어도 따끔따끔 아픈 느낌으로 자연스레 신경이 예민해진다.
그리고 초반이라 별로 낫는 느낌도 없는데 치료를 계속 받아야 하나 고민도 있었지만 저는 무조건 빨리 낫기로 결심했기 때문에
게다가 기본 1500타에서 3000타로 올려 힘든 마음으로 울면서 치료를 받는다.
3000타를 치면 10분 정도 계속 고통 속에 있다.
초반에는 단계가 오르지 않아서 이때 거의 7번 정도 받은 것 같다.


애증의 충격파 기계. 얼마일까?



물리치료과정(이것 말고도 더 있다)
체외충격파 5단계~10단계 5단계를 지나면 손목이 너덜너덜해졌고 치료에 의지를 불태우게 되었다!!!
그리고 고통에도 익숙해진다.
치료 초반을 지나면 한 번에 2~3단계씩 오르기도 한다.
사람마다 잘 안 되는 단계가 있다던데 나는 일곱에서 네 번 치료할 정도로 시간이 좀 걸렸다
그리고 가장 아픈 곳과 덜 아픈 곳의 차이가 극명해지면서 나의 경우는 손등은 단계가 올라가지 않고 손바닥은 단계가 쑥쑥 올라가는 빈익빈부익부가 시작된다.


7단계와 9단계!
체외충격파 10~13단계 10단계부터는 확실히 나은 것으로 느껴지며 범깁스에서도 해방된다.
하지만 충격파 고통에서는 해방되지 않고 매번 아파서 미칠때까지 강도를 높이기 위해..
충격파의 강도가 높아지고 물리적으로 강력해서인지 치료가 끝나면 손등이 벌어진다.

스무 단계까지 얼마 남지 않았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