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2월 27일 서울 차병원 내과에서 갑상선항진증의 일종인 그레이브스병으로 진단받아 안티로이드라는 약을 처방받아 복용하고 있었다.
아침 저녁 2정씩 하루 총 4정-그런데 약을 복용한 지 열흘 정도 지난 1월 6일 저녁 갑자기 발열이 시작됐다.가볍게 20분 정도 달리기를 하고 들어왔는데 열이 나기 시작하면서 피곤할 때처럼 몸에 힘이 빠졌다.
뭐지? 감기 기운이 있나?아니면 피곤해서 그런가?별 생각 없이 해열제 한 알 먹고 일찍 잤어.
그런데 다음날 아침 일어나니 증상이 더욱 심해졌다.이대로 그만둘 거라고 아침을 먹고 책상에 앉아 있자니 미칠 정도로 열이 났다.
느낌이 안 좋아서 체온계를 귀에 대니까 38.3도어? 라고 생각했다.
바로 회사에 있는 남편에게 연락해 보건소에 가서 우선 코로나 검사부터 받았다.병원에 가려면 반드시 PCR 음성확인서가 있어야 진료를 받을 수 있기 때문이다.
발열 원인으로 가장 의심되는 것은 백혈구 감소에 따른 무과립구증이었다.약을 처방할 때 서울 차내과 선생님이 약을 복용하다 열이 나면 무조건 병원에 가라고 했던 말이 생각났다.
극히 드물게 항진증제인 안티로이드나 메티마졸 부작용으로 백혈구 수가 감소한다고 했다. 그리고 백혈구 수가 감소하면서 나타나는 대표적인 증상이 고열과 인후통인데.
PCR 검사를 받았기 때문에 어디에도 나가지 못하고 해열제를 먹으며 꼬박 하루 집에서 버텼다.
다음날 오전 9시쯤 보건소로부터 코로나19 음성이라는 문자를 받자마자 곧바로 병원으로 달려갔다. 다만 단순한 감기라면 괜찮지만 항진증 약의 부작용인 백혈구 감소로 인한 고열이라면 이야기가 매우 달라진다.
열이 났다고 하니 병원에서는 갑자기 거리를 두고 출입이 안되는 소리부터 난다. PCR검사 문자를 보여주고 내과 접수를 했다.
2차 병원이라 규모가 다소 크고 토요일이라 사람이 많아 잠시 기다렸다가 만난 의사는 항진증으로 인한 부작용인 백혈구 감소가 의심되는 상황이라면 격리실 입원이 필요한 위험한 상황이니 여기서 진료를 받지 말고 바로 대학병원 응급실로 가라고 했다.
권유받은 대로 바로 창원삼성병원 응급실로 갔는데 가서 바로 지금 열이 나냐고 물었더니 코로나19 검사를 해야 한다고 하더라. PCR 음성확인서를 보여주니 그래도 지금 열이 나면 코로나 검사를 해야 하고 코로나 검사 대기실에서 검사 대기자와 함께 있어야 하니 코로나 감염 가능성도 인지하라고 했다.
내가 방금 뭘 물어본거야?오늘 아침에 보건소에서 받은 PCR 문자가 있는데 왜 코로나 검사를 다시 해야 하고 감염 위험까지 감수하라고? 몸이 너무 피곤해서 쓰러질 것 같은 상태로 병원에 온 사람에게 말하는 것이 최선인가?
나는 어제 열이 나서 PCR 검사하고 오늘 아침에 음성 문자 받았다 얘기해도 금방 죽어도 다시 코로나 검사부터 받으래. 자기네는 그게 ‘절차’래.몸이 너무 아파서 서 있기도 힘든데 앵무새처럼 같은 말만 반복하는 응급실 직원을 보고 그대로 나왔다. 최악의 병원, 목적전도 현상이 무엇인지 제대로 보여주는 병원이었다.다시 처음 갔던 병원으로 돌아갔다.우선 피검사부터 할 때 정말 백혈구가 감소하고 열이 나는지 확인하는 것이 중요했다. 대학병원에서 받아주지 않아서 다시 돌아온 이야기 하고 혈액검사를 했다.
혈액검사 결과가 나오는 1시간가량 기다렸다가 다시 진료를 받았다.결과는 백혈구 수치 2800/호중구 수치 1300 지난 12월 21일, 차병원 내과 혈액검사 당시 백혈구 수치는 5800항진증 약을 복용한 10일 동안 백혈구가 급격히 감소했다.
의사는 놀라 의뢰서를 써줄 테니 당장 큰 대학병원으로 가라고 했다. 그리고 복용 중인 안티로이드 투약 중단을 지시했다.큰 병원에 가려고 신촌 세브란스 내과를 이틀 뒤인 다음 주 월요일에 예약했다. 서울차병원에 현재 상황을 논의도 해야겠다는 생각에 차병원 산부인과도 예약을 했다.항진증을 약으로 잡지 못하면 나머지 방법은 두 가지가 있다.방사선 동위원소 혹은 갑상선 완전 절제.
방사선 동위원소약으로 먹지 않으면 가장 먼저 하는 방법이다.방사선을 바른 요오드를 마시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임신을 적어도 1년 미뤄야 한다.
갑상선 완전절제 말 그대로 갑상선을 모두 제거하고 갑상선이 하는 역할을 약으로 대체한다.평생 약을 먹어야 한다.
두 방법 모두 싫다.그런데 제가 선택권이 없다면요?세브란스에서는 다른 방법을 제시해 주실 수 있지 않을까요?힘든 주말을 보내고 1월 10일 월요일에 신촌 세브란스를 방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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