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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다면 이 태양계는 언제 어떻게 만들어졌을까. 물론 지구에 사는 누구도 그것을 직접 본 사람은 없다. 그러나 18세기 깊은 사색 끝에 태양계 형성에 대한 놀라운 이론을 꺼낸 사람이 있었다. 그것도 천문학자가 아니라 철학자였다. 독일 철학자 에마누엘 칸트(1724-1804)의 박사학위 논문이 철학이 아니라 천문학 이론임을 아는 사람은 그리 많지 않은 것 같다.1755년 발표된 칸트의 학위론물은 제목부터 일반 자연사와 천체이론이다. 한국의 태양계 생성에 관한 학설로 흔히 성운설로 불린다. 현대천문학 교과서에서 칸트의 성운설로 당당히 자리매김하고 있다.
칸트의 성운설에 의하면 원시 태양계는 지름이 몇 광년인 거대한 원시운인 가스 성운이 그 기원이다.천천히 자전하던 이 원시운은 점차 식어 중력에 의해 중심쪽으로 떨어지기 시작한다. 동시에 수축해 회전이 빨라지다가 마침내 그 중심에 태양이 탄생하고 주변에는 여러 개의 행성이 만들어졌다.행성이 자전할 때 그곳에서 떨어진 것이 위성이다
칸트의 성운설은 행성이 같은 평면 위에서 움직인다는 점, 행성의 공전 방향과 태양의 자전 방향이 같다는 점 등을 잘 설명할 수 있어 최초의 과학적인 태양계 기원설로 받아들여졌다. 놀라운 예지력으로 태양계 형성을 추론한 칸트는 평생 독신으로 1804년 2월 12일 새벽 늙은 하인이 건네준 포도주를 한 잔 마시고 그러면 된다는 말을 마지막으로 남기고 80년의 삶을 마감했다. 그 시대의 누구보다도 우주를 깊이 사색했던 칸트의 묘비에는 우주와 인간을 아우르는 내용이 아름다운 문구가 새겨져 있다.
생각하면 할수록 내 마음을 늘 새로운 놀라움과 경외감으로 채우는 것이 두 가지 있다. 하나는 내 위에 별이 빛나는 하늘이고, 다른 하나는 내 안에 있는 도덕률이다.”
오늘도 나사구멍을 뚫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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