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립예술영화관은 지속 가능한가. [154호] 한국

한국 최초의 예술영화 전용 영화관 ‘동승시네마테크’ 개관 기념작 <천국보다 낯선> 개봉 포스터 한국독립예술영화관은 지속 가능한가?서성희|영화평론가

1990년대 이전 국내 상영시장

한국 영화 상영 시장은 크게 멀티플렉스와 OTT 서비스로 나뉠 수 있다. 국내 최초 멀티플렉스 CGV 강변 11이 개관한 1998년 이전 상영시장은 대한극장과 단성사, 피카딜리, 서울극장으로 대표되는 1,000석 이상의 대형 단관극장으로 상영이 결정되면 6대 상권 지역에 배급을 실시하는 방식이었다. 당시 영세했던 대부분의 제작자들은 서울 이외 지역 극장에서는 직접 배급 방식보다 제작비를 충당하기 위해 지역 배급업자에게 필름을 사전에 전달하는 간접배급 방식을 선택했다. 당시 한국 영화는 외국 영화에 비해 흥행이 너무 저조하기 때문에 상영관을 정하기가 어려웠다. 따라서 서울 소재 극장에 영화를 개봉하기 위한 경쟁이 치열해졌다. 서울 개봉관들은 스크린쿼터를 채우기 위해 영화의 호황기(흥행 시기)를 피해 한국 영화에 상영 기회를 줬다.

1998년 멀티플렉스 등장

국내 상영시장은 1990년대 본격화된 유통시장 개방에 따라 1998년 4월 국내 최초의 멀티플렉스 CGV 강변 11 개관과 함께 변화했다. 10여 개의 영화관을 보유한 극장 멀티플렉스의 등장은 상영 공간의 풍부한 제공으로 다양한 영화를 개봉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했다. 하지만 멀티플렉스를 중심으로 한 국내 상영 시장은 다양성이 없고 상업성이 높은 영화의 독점 현상이 심화되었다.

한편 ‘예술영화 전용 영화관’ 지원 사업이 생겨났다. 1988년 미국영화수출입협회(MPEAA)의 강력한 요구로 한국 영화 시장이 완전히 개방되면서 1990년대 초반 코어아트홀, 뤼미에르극장, 피카소영화관 등의 초기 예술영화관이 운영되기 시작한다. 이후 돈슨 시네마테크는 짐 잠쉬의 ‘천국보다 낯설다’, 안드레이 탈코프스키의 ‘희생’ 등을 성공시키며 예술영화와 예술영화관이란 개념을 대중에게 각인시켰다. 1997년 2월 문화체육관광부는 동승 시네마테크를 ‘예술 실험 영화 전용 상영관’ 지원 대상으로 인정하여 의무 사항과 지원 내용을 통보하였다. 의무사항은 연간 상영일수의 60% 이상의 예술영화를 상영해야 한다는 것, 지원내용은 예술영화로 인정된 영화 상영분에 한해 납부한 문예진흥기금을 환급한다는 것이었다.

당시 동승시네마테크의 지원 근거가 됐던 ‘전용 상영관에 대한 지원’은 1995년 12월 30일 제정된 영화진흥법에 처음 명시됐다. 당시 대상 영화는 ‘한국영화, 문화영화, 단편영화, 소형영화 기타 문화체육관광부령이 정하는 영화’였다. 예술영화가 법적으로 전용 상영관 지원 대상이 된 것은 1999년 2월 8일 영화진흥법이 모두 개정되면서다. 시장에서 퇴출된 예술영화를 주로 상영하는 ‘전용 상영관에 대한 지원’은 당시 외국영화에 비해 경쟁력이 없었던 대부분의 한국영화 지원에서 비롯됐다.

1990년대 중후반부터 한국 영화에 경쟁력이 생기면서 시장성을 가진 영화가 속출하고 상업성이 떨어진다는 이유로 퇴출된 한국 예술 영화가 부상하기 시작한다. 한국 영화제작자들이 위기의식을 느끼고 관객 움직임까지 형성된 계기는 2001년 ‘와라나고’ 운동이다. 2001년 가을에 개봉한 <와이키키 브라더스>, <라이반>, <나미>, <고양이를 부탁해>가 영화적 성취와 달리 상영시장에서 서둘러 퇴출된 것이다. 이에 관객들은 자발적인 관람운동을 벌였다. 이런 현실적인 요구에 발맞추기 위해 영화진흥위원회(이하 영진위)는 예술영화전용관 지원사업을 벌여 한국예술영화에 최소한의 상영 기회를 보장한다는 목표로 제작사와 배급사를 지원하기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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