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무 일상 이야기를 오랫동안 쓰지 않아서 어떻게 옛날 이야기를 정리하고 쓰고 싶었는데 어차피 내 블로그니까 그냥 내 마음대로 다시 쓸 것이다. 옛 사진을 찾아다니며 생각나는 대로 적어본다.
그리고 예전에 썼던 글도 정리해야 되나 싶었는데, 그 또한 그 당시 제 하루 이야기이기 때문이었고, 돌아봤을 때도 나쁜 기억이 아니어서 그냥 내버려두기로 했다.
아무튼 16년 9월부터 12월까지는 저는 다섯 번째로 졸업 전에 마지막 인턴을 하고 있는 중이었는데 같이 인턴을 하던 친구들이 밖에 사람들이 많이 모여있다고 해서 나가보니


왼쪽: Harvey Specter(Gabriel Macht) 오른쪽: Michael Ross(Patrick J. Adams) 우리 회사 건물 바로 앞에서 미드슈츠를 촬영 중이었는데 원래 슈츠가 토론토에서 자주 촬영한다는 얘기는 많이 들었지만 직접 촬영 현장을 본 건 처음이었다.그래서 Suitstransition 신 같은 걸 보면 건물 뉴욕이 아니라 토론토 건물이야
그리고 가끔 토론토 다운타운을 걸으면 보이는 소품용 노란 뉴욕 택시.
저도 원래 슈츠 시즌1은 거의 다 봤는데 당시 정주행할 때 중간고사 기간이었던 걸 멈추고 끝나고 다시 정주행하려고 했는데 그냥 흥미가 없어져서 결국 보지 않았다.

약국에 갔더니 기가 막혀서 사진을 찍었다.빨간색으로 SALEsave 0.00! 정말 낚시도 해.
저는 2017학년도 졸업 예정이었기 때문에 2016학년도 당시 인턴으로 일하던 회사에 신입사원으로 돌아갈 예정이었다.
Technology Rotational Program이라는 신입사원은 전산관련 업무를 6개월씩 총 2년간 다른 부서 4곳을 돌면서 하는 것이다.
프로그램 2년 후에는 한 부서와 매칭돼 아예 해당 부서에 들어가게 된다.
저는 그 당시 하고 싶은 것도 없었고 목표도 별로 없었고, 졸업하고 빨리 돈을 벌어서 경력을 쌓고 이직하자는 마음이었기 때문에 이 회사로 돌아갈 안전한 선택을 하려고 했다.그래서 취업 준비 자체는 하나도 하지 않은 상태였다
지금 돌이켜보면 좀 헛수고였던 것 같다 뭘 믿고 그랬을까?
어쨌든 회사 사정이 달라질 수 있으니 다른 회사도 지원해 보라는 친구의 말에 관심 있는 회사 몇 곳에 원서를 넣었다.

면접 과정은 다른 포스트에 자세히 쓸 예정이어서 생략했지만 한 컨설팅 팜에 컨설턴트로 합격했다.
저는 아버지가 경영컨설턴트여서 이 분야에 항상 관심이 많았지만 성적이 나쁜 편이어서 사실 매번 인턴에 지원할 때도 광탈해 일찌감치 꿈을 접었다.그래서 사실 딜로이트 원서를 넣은 것도 져도 본전이라는 마음으로 넣은 것도 있었고 사실은 컨설팅 포지션인 줄도 모르고 원서를 넣은 것이었다.

쓰다보니 정말 왜 이렇게 생각이 없었을까 싶다.

어쨌든 합격했을 때는 정말 당황스럽고 너무 행복했다.이제 편하게 남은 학기를 다니면서 취업준비 안해도 되니까
첫 면접이자 마지막 면접이 되었다
그래서 행복한 고민을 하기 시작한 컨설턴트에게 딜로이트를 갈지 rotational program 하는 TD로 돌아갈지
IT/Technology측의 신입에 들어가는 나에게는 TD는 금융회사이기 때문에 하는 업무에 한계가 있었다(메인 비즈니스가 Technology가 아니기 때문이다)
그래서 당연히 제가 도전해보고 싶은 컨설팅 분야인 딜로이트에 마음이 기울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고민한 이유는
우선 연봉이 TD가 조금이지만 더 비싸 컨설팅은 너무 힘들다는 얘기가 많았기 때문이다.
TD에 가면 9-5 워라벨은 보장이지만 딜로이트에 가면 야근, 주말 근무는 기본적으로 회사에서 일을 처리해달라고 어쩔 수 없이 연락이 와서 휴가를 갈 때도 이런 업무 요청을 피하기 위해 일부러 무조건 해외여행을 떠난다는 등 워라벨은 거의 없다는 말을 들었다.
안그래도 학교다니면서 너무 힘들어서 취업하면 무조건 워라벨 좋은곳으로 가고싶다고 계속 생각했기때문에…
그래서 그 당시 인턴을 하고 있던 회사의 매니저에게 상담을 부탁했다.
매니저님께서 정말 진지하게 제 고민처럼 이야기를 듣고 조언을 해주셨다.
당연히 딜로이트에 가야 되지 않을까 젊었을 때 조금 열심히 일하고 앞으로 나아갈 길을 잘 닦아놓으라고…
그리고 딜로이트가 극악의 업무 강도를 견뎌낸다면 나중에 어느 회사에 가도 힘들지 않을 거라고…
또 다양한 산업군에 대해 배울 수도 있고 exitopportunity가 훨씬 좋다고 하셨다.
딜로이트에 가서 td 오는건 쉬워도 td에 가서 딜로이트 가는건 어려울거라고…

행복한 고민 끝에 결국 딜로이트 오퍼를 accept했다
그러다 나의 마지막 인턴학기도 2016년도 점점 끝나기 시작했다.

친구들과 만나서 건강하게 치콜도 하고

운전 연습도 시작했지만 결국 회사 근처로 독립하게 되면서 차는 결국 운전을 하지 않게 됐다.그래서 지금은 전혀 운전할 수 없어 ㅋㅋㅋㅋ
친한 친구들 중에 운전 못하는 건 나밖에 없어.

인턴이 끝나기 마지막 날 전에 친하게 지낸 풀타임 친구가 나에게 선물을 두고 갔다며 자리로 돌아가라고 해서 봤는데, 자신의 명함을 꽂아놨다.ㅋㅋㅋㅋㅋㅋㅋㅋㅋ 이런 쓸데없는걸 주다니 지금까지 잘 보관하고 있어

인턴 마지막 날 내 자리 사진

사실 이때 인턴학기는 별로 만족하지 못했다.원래 저를 고용해준 매니저는 제가 인턴 시작 전에 다른 부서로 가서 인턴 시작 후 저는 낙동강 오리알 취급을 받았던 다른 부서에서 제가 쓰려고 계속 관련 없는 업무를 줬고, 제가 원래 소속된 매니저는 모른다고 해서…

나는 인턴 마지막 날이 12월 28일이라서 모두 크리스마스 휴가를 갔다.
그래서 떠나기전에 메일을 보내니까 거의 automatic reply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2016년도는 이렇게 종료되었다

자랑하는 글 같아서 뽀뽀에 관한 얘기는 그만 하려고 했는데 그래도 그때 제가 자랑스럽고 다시 한번 언급하고 싶은 부분이 있다.
저에게 대학생활은 거의 인생의 암흑기였던 1학년은 아무것도 모르는 신입생 때라 시간이 훌쩍 지났지만
2학년, 3학년이 되고 나서는 하나씩 무언가를 이루면서 성과를 쌓아가는 것 같은데 저는 계속 제자리걸음인 것 같아서 끝없이 남들과 제 자신을 비교하면서 너무 힘들었다.

다들 나보다 공부를 잘하는 것 같고 (이건 사실 팩트처럼 ㅋㅋㅋ) 다들 나보다 좋은 회사에 들어가는 것 같아서 다들 나보다 행복한 것 같고
한번 사는 삶을 다 쏟아붓고 열심히 살려고 하면서도 열정이 식어버렸고 끝없이 합리화하고 타협해 나가는 내 자신이 미웠다.
그래서 이 취업 성공은 내게 빛날 수 있는 기회는 반드시 온다며 자신감을 심어준 경험이었다.
이글의 마지막은 우연히 화상검색을 하다가 발견한 치즈덕 작가의 이미지(여담으로 이분의 만화는 전부 따뜻해서 좋다)

우리 모두 자기 자신에게 관대해질 필요가 있는 내가 내 편이 아니라면 누가 내 편이 되어 줄 거야? 흐흐흐흐흐흐흐흐흐흐흐흐흐흐흐흐흐흐흐흐흐흐흐흐흐흐흐흐흐흐흐흐흐흐흐흐흐흐흐흐흐흐흐흐흐흐흐흐흐흐흐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