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문학자는 별을 보지 않는다> 심채경: 무한한 우주를 상상하며 읽는 기쁨

올해는 특히 우주에 관한 책을 많이 읽었다. 고맙게도 보는 책마다 재미있고 우주를 아름답게 표현했다.

그리고 오늘 이야기할 <천문학자는 별을 보지 않는다>도 그랬다. 내 우주에 대한 사랑은 이렇게 깊어져 간다.

천문학자는 별을 안보는 심채경

별을 보는 사람들의 인생 천문학자는 어떤 삶을 살까.밤하늘을 올려다보며 별을 관측하는 꽤 낭만적인 일을 업으로 삼고 있는 사람들. 어쩐지 어수선한 현실과는 거리가 멀고 우아한 삶을 살고 있을 것 같다.

그러나 천문학자 역시 이 지구에 발을 들여놓고 살아가는 사람들이며 망원경으로 별만 관측하려면 먹고 살기 위해 해야 할 일이 쌓여 있다. 자기 책상을 놓는 연구소의 문을 두드려야 하는 취업을 끊임없이 이어가야 하고, 일하는 여성이라면 느끼는 것과 육아 사이의 고충도 천문학자라고 피할 수는 없다. 제목의 천문학자는 별을 보지 않는다는 이런 부분을 말했을 것이다.그런 사람들이 좋더라. 남들이 보기에 저게 도대체 뭘까 하는 생각에 신나게 몰두하는 사람들. 남에게 해를 끼치거나 정치적 다툼을 만들어내지 않는 대단한 명예나 부가 따라오는 것도 아닙니다, TV나 휴대전화처럼 보편적인 삶을 바꾸는 영향력을 갖는 것도 아니다, 그런 것에 열정을 바치는 사람들. 신호가 도달하는 데 수백 년이 걸리는 곳에 한없이 전파를 흘리며 온 우주에 과연 ‘우리뿐인가’를 깊이 생각하는 무해한 사람들. 나는 그런 사람들을 동경해. 그리고 그들이 동경하는 하늘을, 자연을, 우주를 함께 동경한다.p13, <천문학자는 별을 보지 않는다>> 저자 심채경 박사의 글이 유려해서일까, 아니면 넓은 우주를 바라보는 사람으로서 감수성이 뛰어나기 때문일까. 천문학자의 현실적인 면을 보여줬음에도 불구하고 이 책을 읽은 뒤 오히려 우주를 연구하는 사람들에 대한 동경이 더 커졌다.

이과형 인간의 감성이 깊어지는 가을 밤, 이 책을 만난 것은 신의 한 수였다. 과학자들이 쓴 에세이임에도 불구하고 매우 서정적이었기 때문이다.

너무 좋아서 독서노트 5쪽이나 묻혀버린 <천문학자는 별을 안 본다> 물론 저자 심채경 박사가 말하길 본인은 뼛속까지 이과형 인간이라고 한다. 책 곳곳에도 그런 면모가 보인다.

어린왕자가 노을을 보기 위해 의자를 당겨 앉는 이야기에, 그러기 위해서는 반드시 적도에 앉아 해가 지는 방향으로 해가 지는 속도에 맞춰 의자를 당겨야 한다고. 북극에 집을 지으면 네 벽면에 모두 남향 창을 얻을 수 있다는 말에는 분명히 말하면 북향이 없을 뿐 어딘가 동향인지 결정하면 동향과 서향, 그리고 남향 창문을 두 개 얻을 수 있으면 과학적인 팩트를 날려버린다.

그러나 이 모든 이야기의 바탕에는 문학과 음악, 그리고 우리의 일상이 있었다. 이 책의 좋았던 점이 여기에 있다.

무한한 상상력을 펼칠 수 있는 우주우주우주의 수많은 이야기들을 우리의 삶과 매우 가까운 이야기로 자연스럽게 풀어간다. 딱딱하기만 한 과학서와는 달리 어렵지 않고 친절하고 상냥하게. 과학서와 에세이의 만남이 이렇게 좋은 일인가?보이저는 창백한 점을 잠시 바라보다가 다시 제자리로 돌아왔다. 더 멀리, 통신도 닿지 않고, 누구의 지시도 받지 않는 곳으로. 보이저는 수명이 다할 때까지 전진할 것이다. 지구에서 가져간 연료는 바닥났다. 태양의 중력은 점점 가벼워지고 그 빛마저도 너무 얇다. 그래도 멈추지 않는다. 춥고 어둡고 광활한 우주로 묵묵히 나아가다. 그렇게 우리는 각자의 우주를 만들어 간다. 그렇게 어른이 되다.p156 <천문학자는 별을 보지 않는다>

뉴질랜드에서 촬영된 밤하늘의 무수한 별

이 책을 읽다 보면 아득한 우주의 공간에 있는 상상 속으로 빠져들고 만다.

임무를 다 해 태양계 너머로 날아다니는 보이저호가 되기도 하고, 22억 광년이나 떨어져 있는 에이벨로부터 헤아릴 수 없을 정도로 오랜 과거에 보냈을 편지를 받기도 하고, 노을을을 보기 위해 의자를 당겨 앉는 어린 왕자가 되기도 하고, 처음부터 금성으로 날아가 16시간 동안 해가 지는 풍경을 바라보는 상상을 하게 한다.

내 상상력을 더 무한히 펼칠 수 있게 해준 이 책에 감사한다.

우주를 사랑한다면 우주 이야기를 좋아한다면 이 책은 큰 기쁨이 될 것이다.

마지막으로 이 책을 통해 좋은 우주음악을 많이 추천받았다. 그중에서도 비투비 임현식의 <RENDEZ-VOUS>. 랑데부는 정말 이 책을 읽는 내내 함께 들었을 정도로 좋았다. 그 덕분에 나만의 우주 관련 영화와 책, 그리고 음악을 나열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성시경 ‘태양계’, 샤이니의 ‘너와 나의 거리(selene 6.23)’, 그리고 이승환의 ’10억 광년의 신호’까지. 제가 추천하는 음악 리스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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